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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론가들이 유독 진지해진 이유, 영화 ‘파묘’를 둘러싼 이야기
최근 영화 평론 코너들 보면 공통적으로 자주 등장하는 작품이 있습니다. 바로 장재현 감독의 영화 ‘파묘’. 개봉 당시에는 오컬트 장르라는 이유로 호기심 반, 거리감 반이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오히려 평론 쪽에서 더 오래 살아남은 영화라는 인상이 들더라고요.
‘파묘’는 겉으로 보면 무덤을 둘러싼 미스터리 이야기인데, 실제로는 한국 사회가 애써 덮어두고 넘어온 것들을 하나씩 끄집어내는 구조에 가깝습니다. 조상, 땅, 혈통 같은 키워드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데, 이게 단순한 공포 장치라기보다는 집단 기억과 트라우마를 건드리는 장치로 쓰입니다. 그래서 무섭다기보다는 묘하게 불편한 감정이 먼저 옵니다.
평론가들이 특히 많이 짚는 부분은 이 영화의 태도입니다. ‘파묘’는 친절하게 설명해주지 않습니다. 상징은 많고, 여백은 더 많아요. 어떤 장면은 끝까지 의미를 확정해주지 않고 그냥 던져두는데, 이 때문에 관객마다 해석이 완전히 갈립니다. 어떤 사람은 깊다고 느끼고, 어떤 사람은 불친절하다고 느끼는 지점이죠.
배우들 연기에 대한 평가는 전반적으로 안정적이라는 쪽입니다. 특히 무당이라는 설정이 자칫 과장되기 쉬운데, 과하게 튀지 않고 현실에 발붙인 톤으로 연기한 점이 영화 전체 분위기를 지탱해줍니다. 감정을 폭발시키는 장면보다, 이상하게 조용한 장면들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 영화라는 평도 많습니다.
다만 비판도 분명합니다. 후반부로 갈수록 메시지가 한쪽으로 쏠리면서, 공포 장르 특유의 긴장감이 느슨해진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무서움과 궁금증으로 끌고 가다가, 나중에는 설명하려는 욕심이 앞선다는 의견도 꽤 보였어요. 그래서 어떤 평론에서는 “전반부는 뛰어나지만 후반부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묘’가 계속 언급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한국 영화에서 오컬트라는 장르를 단순한 소재가 아니라, 사회와 역사까지 연결해 끌고 간 시도 자체가 흔치 않기 때문입니다. 흥행과 별개로, 평론가들이 이 영화를 그냥 넘기지 못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는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는 완벽한 영화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이 영화는 뭘 말하고 싶었을까”를 두고 계속 생각하게 만드는 힘은 분명히 있다고 느꼈습니다. 보고 나서 무섭다기보다는 묘하게 찜찜하고, 집에 와서 이것저것 찾아보게 되는 영화. 요즘 극장가에서 이런 영화 하나쯤 있는 건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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