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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평론가들이 계속 언급하는 영화 ‘노 아더 초이스’, 왜 이렇게 말이 많을까
최근 영화 평론 컬럼들 보면 유독 자주 등장하는 제목이 있습니다. 바로 박찬욱 감독의 신작 영화 ‘노 아더 초이스(No Other Choice)’예요. 개봉 전부터 해외 평단 반응이 먼저 나오면서 기대를 모았고, 막상 공개되고 나서는 “호불호가 이렇게까지 갈릴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의견이 극단적으로 나뉘고 있습니다.
‘노 아더 초이스’는 구조만 보면 굉장히 단순합니다. 갑작스럽게 일자리를 잃은 한 남자가 다시 사회로 복귀하기 위해 발버둥 치는 이야기. 그런데 이 과정을 아주 건조하고 냉소적인 시선으로 풀어냅니다. 주인공의 선택들은 점점 극단으로 치닫고, 관객은 계속해서 “이 사람이 정말 잘못된 건가, 아니면 여기까지 몰린 사회가 문제인가”를 고민하게 됩니다.
평론가들이 가장 많이 언급하는 부분은 이 영화의 톤입니다. 스릴러처럼 전개되지만 완전히 긴장감에만 기대지 않고, 블랙코미디에 가까운 장면들이 반복적으로 등장해요. 웃음이 터질 것 같은데 웃으면 안 될 것 같고, 웃고 나면 괜히 찝찝해지는 묘한 감정이 남습니다. 이 불편함 자체가 감독의 의도라는 해석도 많습니다.
이병헌의 연기에 대해서는 비교적 의견이 모이는 편입니다. 감정을 폭발시키기보다는 최대한 억누른 채로 연기하는데, 그래서 오히려 캐릭터가 더 불안정해 보입니다. 특히 가족과 마주하는 장면들에서는 대사보다 침묵이 더 많은데, 그 정적이 꽤 강하게 남습니다. 설명을 친절하게 해주지 않아서 관객 입장에서는 더 생각하게 만드는 구조예요.
다만 비판도 분명합니다. 일부 평론에서는 메시지가 지나치게 직설적이고, 상징이 과하다는 의견도 있어요. 현실을 날것 그대로 보여주기보다는 너무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현실’ 같다는 지적이죠. 그래서 어떤 사람에게는 사회 비판 영화로 느껴지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감정 이입이 어려운 작품이 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 아더 초이스’가 계속 회자되는 이유는 분명합니다. 요즘 한국 영화에서 보기 드문 방향성을 가진 작품이라는 점, 그리고 지금의 불안한 사회 분위기와 묘하게 맞닿아 있다는 점 때문이에요. 흥행 여부를 떠나서 “지금 이 시기에 굳이 이 이야기를 꺼낸 영화”라는 점에서 평론가들이 주목할 수밖에 없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보고 나서 바로 좋다, 별로다로 정리하기는 어려웠습니다. 다만 시간이 지나도 몇몇 장면이 계속 떠오르고, 주인공의 선택을 두고 혼자서 계속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요즘처럼 가볍게 소비되는 영화가 많은 와중에, 이렇게 찝찝한 여운을 남기는 영화도 가끔은 필요하지 않나 싶었습니다.
독수리굴러간다 님의 최근 댓글
오컬트인 줄만 알았는데 은근 사회 얘기라서 놀람… 평론가들이 왜 좋아하는지는 알겠어요 2026 0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