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질서와 인간성의 사이에서 본 슈퍼맨 - 서론
세계질서와 인간성의 사이에서 본 슈퍼맨

(1938 액션코믹스의 슈퍼맨)
슈퍼맨은 늘 단순한 영웅이 아니었습니다.
1938년 처음 등장한 이래로, 그는 ‘힘’이 아닌 ‘책임’을 상징해왔습니다.
"자신이 가진 능력을 어떻게 쓸 것인가?"
"누구를 위해 싸울 것인가?"
"그리고 어느 편에도 완전히 속하지 않는 존재가 어떤 윤리를 선택할 수 있는가?"
슈퍼맨이라는 캐릭터는 항상 윤리적, 존재론적 질문을 내포한 상징이었습니다.
2025년 제임스 건의 <슈퍼맨>은 그 전통 위에서, 오늘의 세계를 놀라울 정도로 날카롭게 반영해냅니다. 이 영화는 단순한 선악 대결이 아니라, 초인적인 존재가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는지, 국가와 주권이란 무엇인지, 그리고 시민권 밖의 존재는 어떤 권리를 가질 수 있는지를 치밀하게 질문니다.

영화 속 갈등은 자연스럽게 현실의 분쟁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보라비아와 자한푸르 사이의 침공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혹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을 비롯한 여러 국제 분쟁을 연상시키며, 슈퍼맨의 강제 연행과 고문 장면은 미국 이민관세단속국(ICE)에 의한 이민자 단속과 겹쳐 보이죠. 초국가적 존재에 대한 통제, 과두적 권력과 미디어 조작, 이민자의 삶과 같은 현재 진행형인 질문들을 이 영화는 놀랍도록 영리하게 배치해냅니다.

그와 동시에, 슈퍼맨은 거대한 구조 속에서도 감정과 선택의 무게를 놓치지 않습니다. 이 영화의 슈퍼맨은 이미 완성된 구원자가 아닙니다. 그는 끊임없이 자신의 위치를 묻고, 때로는 실수하고, 타인의 감정을 통해 배우며 성장해가죠. 영화는 그를 신으로 떠받들기보다, 인간이 되어가는 존재로 묘사합니다.
앞으로의 리뷰를 통해 <슈퍼맨>이라는 존재를 둘러싼 이야기를 두 가지 층위—거시적 세계 질서와 미시적 인간 윤리—로 나누어 바라보고자 합니다. 하나는 국제정치의 구조와 힘의 논리를 반영하는 프레임 속에서, 다른 하나는 감정, 선택, 책임 같은 인간적인 면모를 통해 이루어지는 윤리적 관점에서 접근하고자 합니다.

왜 이런 방식으로 슈퍼맨을 바라보려 하는가?
단순히 슈퍼히어로 영화 한 편이 현실의 문제를 은유했다고 보기에는, <슈퍼맨 (2025)>이 깊이 있는 메시지를 전했다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는 ‘초인’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국제 질서 속 주권과 폭력, 개입의 문제를 날카롭게 조망함과 동시에, 그 누구보다 인간적인 실수와 감정, 그리고 용서를 다룹니다. 이처럼 ‘신적인 존재’가 세계의 논리와 인간의 윤리를 동시에 품고 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이 거시와 미시의 두 층위로 나누어 분석해 보았습니다.
<슈퍼맨(2025)>는 지금 우리가 사는 세계를 슈퍼맨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어떻게 다시 읽어낼 수 있는지에 대해 질문을 던진 영화입니다. 영화 속의 슈퍼맨이라는 캐릭터는 ‘정치’와 ‘윤리’라는 전혀 다른 두 영역을 동시에 환기시키는 이야기 장치이며, 바로 그렇기 때문에 이 글 또한 그 두 방향 모두에서 그의 여정을 따라가려 합니다.
이 영화는 ‘슈퍼히어로’라는 익숙한 형식을 빌려,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가 던지는 질문을 다시 묻습니다. 그 점에서 <슈퍼맨 (2025)>은 단지 슈퍼히어로의 귀환이 아니라, 우리가 믿고 싶은 힘의 방식에 대한 하나의 성찰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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